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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가 해체했다

2019년 11월 16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내 청춘의 한 조각이었던 피아의 마지막 공연

 

일주일째 낫지 않고 있는 감기 때문에 사실 눈 떴을때 가지말까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그래도 나는 이 감기로 죽지 않지만 이 공연은 이제 죽기 전까지 다시 없으니까

꾸역꾸역 일어나서 씻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 기다리면서도 진짜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었지만

역시 보길 잘 했다 싶었다

 

앵콜에서 소용돌이 끝나고 옥이 이게 자기가 소리지르는 마지막 노래였다고 말하고서

이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My bed를 부를때 진짜 안 울 수가 없었다

매 시간, 계절, 날씨 각각 다 다른 노래가 깊게 내 마음속에 박혀있는데

특히 2011년부터 2013년의 내 겨울들은 정말 피아가 전부 지배하고 있어서,

찬 바람 맞아가며 공연 기다렸던 것도 맨 앞에서 봤었던 것도

눈이 펑펑 오던 날 밤 아무도 없는 길을 걸으며 my bed를 들었던 것도

한 해의 마지막 날 봤던 공연의 멘트 하나까지도

너무 많은 추억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공연 끝나고서 다섯명에게 오랫만에 싸인을 받는데

하나하나 눈 마주쳐주면서 고맙다고 되려 인사해주는 얼굴들에…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패뮤까지 듣고 멘탈 크리티컬.

버스에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어서 졸지에 사연녀 되어버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음에도

세상 모든 끝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굳건하지 못 하고 어떻게든 영원을 바라네

 

나에게 음악이 소중한만큼

그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그들 모두가 언제나 그들이 원하는 길만을 행복하게, 건강하게 걸어가길 바래

 

 

 

나의 바다여 다시 꿈을 꾸는 나에게 불 같은 축복을

다시 부딪혀 버려진다 해도 나에게 못다한 다짐을